정치경제

일 내각, 일단 부인했지만 장기 '엔저 변경' 움직임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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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12-20
조세일보
◆…구로다 총재
일본 내각과 중앙은행의 정책 전환 시사로 장기간 계속돼온 엔저가 끝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해온 장기간의 엔화 가치 평가절하가 지난 4월 일본은행 총재가 사임하고 정부와 중앙은행 간에 장기간 이어져 왔던 주요 합의가 변경될 수도 있다는 추측이 증가하면서 19일 장 초반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일본중앙은행과의 10년간 계속된 저금리 기조를 수정, 2% 인플레이션 목표에 유연성(물가인상 폭 상향)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17일 교도통신 보도 후 엔화는 0.6% 상승하며 그간의 하락을 끝냈다.

이는 그간 일본 경제정책의 근간이었던 비둘기파(온건파)가 퇴조하고 매파(강경파)가 부상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관방장관이 나서 이러한 보도를 부인한 후 다소 하락하기는 했으나 강세 기조는 유지됐다.

이전 일본 내각과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2% 이내로 설정하고 가능한 한 이 수준을 달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를 변경한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기간뿐만 아니라 다른 변수들도 고려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장기간 계획으로 설정하고 그 과정에서 지정학적 요소나 대외 경제 여건, 이자율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내포하고 있다.

일본 총리의 발언과 관련된 보도는 지난 4월 구로다(일본은행 총재) 퇴임하고 이달 초 기시다의 보좌관이 중앙은행과 새로운 협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후 나온 것이기 때문에 BOJ의 잠재적인 정책변화에 대한 추측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BOJ와의 협약을 수정할 계획이 없으며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기를 희망한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이와 관련 호주 국립은행 로드리고 캐트릴 통화전략가는 “17일 보도는 올해 급락한 엔화 가치에 대한 일본 정부의 불안한 대응 수준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라며 “내년에는 BOJ 목표에 대한 보다 유연한 접근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올해 엔화는 가장 많이 하락한 주요 통화로 달러 대비 15% 이상 떨어졌다. 구로다 총재가 막대한 국채를 사들인 것은 일본의 수익률이 매우 낮은 수준이고 다른 주요국 통화들 또한 인플레이션을 막는데 상당한 금리 인상을 하면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하락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정책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난 10월 30년 최저치인 달러당 151.95엔까지 떨어졌던 엔화는 19일 135.77엔으로 상승 후 136.08엔에 마감하며 0.4%의 강세를 이어갔고 5년 만기 채권수익률은 장중 0.145%로 0.25bp 상승해 2015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과 이코노미스틀 사이에서는 구로다 후임 일본은행 총재가 임명되면 정책변경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BOJ 관리들은 내년 임금 상승과 세계 경제의 둔화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책 재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아베 신조의 엔저 시대가 막을 내릴 조짐을 보이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우리 정부와 정책 당국도 보다 탄력적인 금리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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