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영 금융시장, 감세정책 철회에 안정화…우리는?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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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10-26

부자 감세 정책을 밀어붙이던 총리가 물러나고 새로운 총리가 취임하면서 영국의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화 되고 있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시 수낙(Rishi Sunak) 보수당 대표가 57대 영국 총리로 취임하면서 전임 트러스(대규모 감세안) 행정부의 실수를 수정하겠다고 발표하자 영국 파운드화가 6주 최고치를 경신하고 채권수익률이 하락하는 등 영국 금융시장이 빠른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

전임 총리인 리즈 트러스(Liz Truss)는 약 430억 파운드(약 46조 원) 규모의 감세안 계획을 추진하다 영국의 차입비용이 급증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처음으로 1달러 이하로 무너지자 지난주 사임했다.

이러한 가운데 신임 총리가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전임 총리의 정책 오류를 바로잡겠다고 밝히면서 파운드화는 9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파운드 당 1.15달러를 돌파하며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영국의 금 수익률도 수낙 총리 취임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5일 가격이 상승하며 11bp 하락한 3.63%를 기록했으며 30년물은 8bp 떨어진 3.67%로 내려갔다. 전 트러스 총리가 재임 시 30년 물 수익률은 5.1%를 넘어서며 20년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헤지펀드의 공동설립자이자 골드만 삭스의 분석가이기도 한 수낙은 “전 총리가 악의나 나쁜 의도를 가지고 한 계획은 아니지만 몇 가지 실수가 있었다”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리로 선출되었고 그 작업은 즉시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도 법인세·소득세·부동산세 감세 등을 추진하는 등 부자 감세에 초점을 맞추며 금융시장 안정에 핵심인 이자율 인상은 외면하는 등 영국의 전임 트러스 정부와 판박이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차이라면 영국은 경제 현실을 외면하고 헛발질로 국가 경제를 위기에 빠뜨린 총리가 44일 만에 물러났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는 상황을 “대외 이슈의 영향에 시장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편”이라며 “우리는 지출을 줄여 재정 수지(수입-지출)가 개선되는 만큼 기본적인 상황이 다르다”라며 안이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5일 국감에서 “영국의 문제는 핵심이 감세가 아니고 재정 건전성이고 소득세 구간만 조정한 것을 철회한 것”이라며 “영국이 한국 정책을 참고했으면 감세를 철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하는 황당함을 보였다.

추경호 총리의 그러한 시각이 20일이 지난 현재도 변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레고랜드 사태(아니 강원도 사태)라는 변수가 작용하기는 했지만, 끊임없이 흔들리면 불안한 모습을 연출하는 우리 금융시장과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영국을 보고도 그 주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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