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투명성' 공청회서 반성문 쓴 임종룡 금융위원장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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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위상과 비교할 때 부끄럽고 안타깝습니다. 금융당국으로서 뼈아픈 반성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7일 '자괴감 가득한' 반성문을 낭독했다.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회계 투명성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 관련 공청회' 자리에서다. 임 위원장은 이날 공청회 환영사를 통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IMD=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과 세계경제포럼 (WEF=World Economic Forum)의 국가경쟁력조사 결과에서 대한민국의 회계 투명성이 전 세계 최하위권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먼저 역사학자이자 회계학자인 제이컵 솔 (Jacob Soll)의 저서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 왔는가 (The Reckoning=Financial accountability and the rise and fall of Nations)'를 언급했다. 이 책은 '과거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페인 제국은 모두 회계 책임성을 중시하면서 번성하지만 회계 투명성이 약해지면서 쇠락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리먼브라더스를 비롯한 금융회사들의 잘못된 회계가 위기의 징후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발생했다는 사실도 전한다. 이렇듯 경제의 거울로서 기업의 재정상태와 경영성적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회계는 미시적으로 기업과 투자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근거가 된다는 것이 임 위원장의 설명이다. 거시적으로는 시장 내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해 경제 혈맥인 자본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그는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아쉽게도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대우조선해양 사태 같은) 일련의 회계스캔들은 우리의 회계가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이에 따라 앞으로 감독 차원에서 감리와 제재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 10년 주기로 감사인 지정이나 금감원 감리를 통해 전체 상장회사 회계를 전수 검증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분식회계·부실감사에 대해서는 주가조작 같은 불공정거래 수준의 제재와 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환영사 말미에서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If you want to go far, go together)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했다. “기업, 회계업계, 감독당국 모두의 공동노력이 없으면 회계투명성 확보의 길은 요원할 것입니다. 회사는 정확하고 투명한 회계정보를 생산하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회계법인은 자본주의의 파수꾼으로서 기업 회계정보의 적절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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