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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삼바 공방 증선위서 결론…승자 누구든 메가톤급 후폭풍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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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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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을 놓고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간 치열한 공방이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번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됐던지 간에 메가톤급 후폭풍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달 중으로 증권선물위원회 최종 결론이 나올 예정인 가운데 금감원-삼바 중 패자 쪽은 개인투자자의 손해배상 집단소송에 휘말리는 등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참여연대가 삼바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특별감리에 들어갔다. 감리에 착수한 지 1년여가 지나 금감원은 2015년 삼바의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은 고의적인 분식회계라고 결론 내렸다.

금감원은 삼바가 2016년 상장을 앞두고 자회사인 에피스의 가치를 5조원으로 평가하면서 4조5000억원에 이르는 투자이익을 만들었다고 봤다. 문제의 회계처리로 삼바는 2014년말 996억원의 적자에서 2015년말 1조9049억원의 흑자 회사로 탈바꿈 했다.

그간 참여연대, 금감원 등은 이 같은 회계처리가 IFRS 기준 위반이라고 주장했고 반면 삼바측은 적정한 회계처리라고 맞섰다. 삼바의 상장 과정을 점검한 삼정·안진 등의 회계법인은 삼바의 회계처리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이 박근혜 정부까지만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사안에 대해 정권이 바뀐 다음 정반대의 결론을 낸 것은 정권 코드 맞추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시절 삼성 봐주기가 팽배하던 상태에서 삼성그룹 일에 누가 반대를 했겠느냐"며 "지금은 금융당국이 삼성지배구조를 표적으로 잇단 조치를 내놓고 있는 등 정권이 바뀐 후 여러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삼바 회계처리와 관련해서 정권과는 무관한 정당한 감독업무였다며 선을 그었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삼바의 분식회계 증거가 있는데도 결과가 나오기까지 1년이나 걸렸다는 지적에 대해 "실제 감리를 한 건 10개월"이라며 "정권이 바뀐 것과 무관하게 원칙대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또 과거와 회계 기준이 달라졌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항간에 나오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의혹 제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안을 두고 현직 회계사들은 증선위에서 삼바에 유리한 결론을 나올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증선위가 시장에 혼란을 주면서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를 분식회계로 결론내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다소 앞서고 있다.

한 회계전문가는 "논란이 되고 있는 콜옵션과 현금흐름할인접근법(DCF) 평가는 원칙중심의 국제회계기준상에서 통용될 수 있다"며 "국제회계기준이 불합리할 수 있지만 이는 회계규정 자체를 개정해야할 문제로 회계처리 적용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가치 평가 자체를 기준에 따라 안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분식회계가 일부 있다 하더라도 중징계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콜옵션 행사는 예상됐던 일이고 주주 입장에서는 그동안 주가가 등락했지만 법원에서는 콜옵션 행사 후 주가를 정상주가로 보기 때문에서 소송을 해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금감원 vs 삼바 분식회계 논란…시나리오별 파장은

이달 증선위에서 삼바의 회계처리가 분식이 아니라고 최종 결론이 날 경우에는 금감원은 감독기관으로서의 신뢰성에 큰 손상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명의 금감원장이 낙마하면서 감독기관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 시점에서 추락한 신뢰 회복 기회를 완전히 잃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으로 6개월 만에 사퇴한 최흥식 전 원장에 이어 김기식 원장이 외유성 출장논란으로 취임한지 2주 만에 역대 최단기 퇴진한 바 있다.

또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아래 특정 기업의 혐의를 미리 알려 주가가 폭락하는 피해가 발생한 만큼 수많은 투자자들이 금감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달 1일 금감원이 삼바관련 감리결과통지서를 통보했다는 사실을 밝힌 후 삼바 주가는 5월4일까지 30% 가까이 급락한 바 있다.

반대로 삼바의 회계처리가 분식으로 결론이 날 경우 김태한 대표 해임 권고와 검찰 고발, 과징금 부과 등이 예상된다. 단일 회사로 사상 최대 규모인 5조7000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45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또 분식회계로 막대한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의 줄 소송과 함께 상장회사인 삼바는 거래정지 또는 상장폐지까지 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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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보고서 주요주주현황 발췌.

일각에서는 이번 삼바 분식회계 논란이 삼성물산으로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삼바의 최대주주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정점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물산이기 때문이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삼바의 주요주주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물산 2874만2466주(43.44%), 삼성전자 2083만6832주(31.49%), 삼성생명보험 5만7192주(0.09%) 등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삼바는 에피스 회계처리 기준 변경으로 2016년 상장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가 크게 뛰었다. 이는 결국 삼바 지분을 40% 넘게 보유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에도 크게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삼성경영 승계의 중요쟁점으로 꼽힌다. 

삼바의 실적이 부풀려 진 것이라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실적도 과대평가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으로선 삼성그룹의 유리한 승계구도를 만드는 효과를 얻었다는 합리적 의심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삼바의 분식회계가 인정될 경우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삼바에 대한 증선위 징계 수위와 관계없이 삼성의 경영 승계 플랜의 중심인 삼성물산에 대한 특별감리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삼바 분식회계 의혹을 심의한 금융위 감리위원회는 심의 결과를 오는 7일 열릴 증선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7일 증선위 첫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는 20일 열릴 예정인 2차 증선위에서 최종 매듭이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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