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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쓰는 납세자 질문에 똑바로 답하는 'AI 상담사'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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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4-02-15

15일 국세청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 개최 5월 종소세 때 선보일 AI 상담 모형 공개 역대급 '세수펑크'에 "비상한 각오" 외쳐

조세일보
◆…김창기 국세청장이 15일 세종 본청에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국세청)
 
A = 한 개의 주택만을 임대하고 있고, 작년까진 세금 신고를 안 했는데 주택임대소득 신고하라고 안내문이 왔습니다. 1주택은 세금을 안 낸다던데 왜 그런거죠?
B = 보유 주택 수는 부부의 주택 수를 합산하여 판단합니다. 본인과 배우자를 포함한 소유 주택 수가 몇 채 이신가요?
A = 제가 한 채의 주택을 임대하고 있고, 남편이 작년 7월에 주택을 한 채 새로 구입해서 두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B = 주택 수는 임대한 주택 수가 아닌 부부 합산 전체의 소유 주택 수를 의미하며, 귀하는 2주택에 해당되어 과세 대상입니다. 2주택이 되는 시점부터 계산하여 월세액에 대하여 주택임대소득으로 신고하시면 됩니다. 


이 대화에서 A는 납세자, B는 AI(인공지능) 상담사다. 납세자들은 오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부터 간단한 내용을 국세청 AI 상담사에게 물어볼 수 있다.

국세청은 15일 세종시 본청에서 열린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앞으로 펼쳐질 AI 상담의 모습을 공개했다.

AI 상담원은 납세자의 음성을 STT(Speech To Text) 기술을 통해 텍스트로 변환하고, 생성형 AI가 문의 내용을 분석한 후 답변을 생성해 음성발화(TTS) 기술로 납세자에게 안내하게 된다.

발표자는 "단순한 상담은 AI가 24시간 해주게 되므로 인간 상담사는 보다 복잡한 상담에 집중할 수 있어 상담의 품질이 올라가고 응답률도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이 이날 공개한 AI 상담 모형을 보면 질문하는 납세자는 사투리를 썼다. AI가 사투리의 억양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 의도로 보인다. 발표자는 "AI 통역 기술이 접목되면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상담사는 또 납세자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가 120만원인데, 주택임대소득 계산은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종합과세와 분리과제 중 선택이 가능하다"며 분리과세를 전제로 총 수입금액과 산출세액을 정확히 계산해주기도 했다.

오는 5월 종소세 신고에서 AI 시스템이 실제 어느 수준까지 실현될지 국세청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상한 각오'로 세수 확보해야"
 
조세일보
◆…15일 세종시 국세청 본청에서 열린 세무관서장회의 모습(사진제공 국세청)
 
이날 회의는 AI 홈택스 도입뿐 아니라 국세청 본연의 임무라 할 수 있는 세입예산의 안정적 확보에도 포커스가 맞춰졌다. 지난해 세수 결손 규모가 56조4000억원(예산 대비)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과세당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창기 국세청장이 인사말에서 "비상한 각오로 국세청 본연의 업무인 세입예산의 안전적 조달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관서장들에게 당부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국세청은 납세자 편의를 위해 인터넷 납세서비스인 홈택스에 AI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K-전자세정 혁신'으로 최상의 납세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이 또한 넓게 보면 세수 관리의 일환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납세서비스를 개선해 성실신고를 유도할 경우 세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두차례 세무관서장 회의를 연다. 보통 2월경 열리는 상반기 회의에서 그 해 국세행정 운영방안과 역점 추진과제를 발표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달리 국세행정 운영방안이 대국민 업무보고 형태로 먼저 발표됐다. 이 때문에 이날 회의에서는 AI 기술 도입을 골자로 한 전자세정과 세정외교를 통한 내·외국기업 지원 등 역점 추진과제가 비중있게 다뤄졌다.

회의는 국세청, 지방청 간부 및 세무서장 등 314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부 행사로 치러졌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비공개 회의를 통해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며 "국세행정 운영방안이 앞서 발표된 만큼 행사를 간소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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