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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그룹 홍만대 회장 비자금 탈세는 어떻게 처리될까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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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4-04-17
조세일보
◆…드라마 '눈물의 여왕' 방송 화면 캡처(사진 tvN)
 
요즘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퀸즈그룹 홍만대(김갑수 분) 회장의 비자금 향방을 추적하는 이야기로 흥미를 끌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12회가 홍만대 회장이 죽음을 맞고 남은 가족들이 비자금이 숨겨진 곳으로 추정되는 패닉룸을 발견하는 장면에서 끝나면서 뒷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비자금은 우리 드라마에서 자주 다루는 소재다. 현실에서도 기업 오너들의 이름과 함께 자주 언론지상에 오르내리는 게 비자금 문제다. 비자금 의혹이 불거지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이슈가 탈세다. 비자금 자체가 세금 추적을 할 수 없도록 특별히 관리해 둔 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눈물의 여왕'에선 홍만대 회장의 비자금 9000억원이 페이퍼컴퍼니 등을 거쳐 현금화되는 과정이 소개됐다. 돈세탁 방식이 비교적 자세하게 그려졌다. 다만, 애초 그 비자금을 어떻게 조성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비자금 사건이 터지면 국세청은 탈세에 관심을 갖게 된다. 비자금 조성을 매개로 광범위한 탈세가 일어났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이다.
 
조세일보
◆…드라마 '눈물의 여왕' 포스터(사진제공 tvN)
 
'눈물의 여왕' 속 홍만대 회장의 비자금 조성을 퀸즈그룹과 연계해 가정하고 세금 추징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퀸즈그룹 계열사의 매입원가, 직원 복리 후생비 등을 과다계상해 돈을 빼돌린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이 때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기업에는 법인세를 추가로 걷는다. 그리고 기업의 대표에게는 소득세를 물리게 되는데, 이를 상여처분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가산세도 내야 한다.

불법행위로 국세를 포탈한 경우 제척기간(국세 부과권 행사 기간)은 10년이고, 역외거래가 이뤄진 경우에는 15년으로 늘어난다. 언제든 발각될 수 있으니, 애초에 불법은 저지르지 않는 게 좋다.

가짜 매입세금계산서를 이용해 법인 돈을 빼돌린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는 거래를 하지 않았으면서 마치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꾸미는 것이다. 회사가 매입거래 금액을 가짜 거래상대방 통장으로 보내고 거래상대방이 일정 수수료를 뺀 금액을 법인의 대표나 가족, 직원 명의 통장으로 다시 이체해주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 때는 대표에게는 소득세를, 법인에는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추징한다. 제척기간은 10년이다.

다만, 이는 홍만대 회장이 살아 있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눈물의 여왕'에서는 이미 홍만대 회장이 죽었기 때문에 상속 이슈가 발생한다.

지난 2022년 방영돼 큰 인기를 모았던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순양그룹 진양철(이성민 분) 회장이 진도준(송준기 분)에게 비자금을 상속하는 내용이 그려진 바 있다.

'눈물의 여왕'에서 백현우(김수현 분)와 홍만대 회장의 가족들은 윤은성(박성훈 분)·모슬희(이미숙 분) 측과의 경영권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홍 회장의 비자금을 적극적으로 찾아왔다.

작가가 이후 이야기를 어떻게 그릴 지 알 순 없지만 지금으로선 홍만대 회장의 남은 가족들이 실제로 비자금을 찾는다면 상속세 신고 없이 그 돈으로 일단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추후 국세청이 자금 출처가 의심스러워 세무조사를 하게 되면 상속세를 뒤늦게 추징당할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비자금이 홍만대 회장의 고유재산이 아니라 기업 자금 횡령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조성된 것이라도 배우자·자녀들에게 상속될까.

과세당국에 따르면 이 경우에도 상속·증여세가 과세된다. 증여를 예로 들면 추후 형사 처벌을 받고 추징금이 부과되더라도 당초 부과된 증여세 부과처분이 취소되지 않는다. 이를 상속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게 과세당국의 설명이다.

지난 2018년 국세청이 한 내국법인 사주가 선친이 해외에서 조성한 비자금을 선친의 사망일 전에 빼낸 뒤 줄어든 선친의 해외 비자금 계좌를 자신의 명의로 변경한 사실을 적발하고 그에게 1000억원대의 상속세를 추징한 사례가 있다.

'눈물의 여왕'이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상에는 홍만대 회장의 비자금 향방에 대한 갖가지 추측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가운데 홍만대 회장의 죽음으로 그의 공식적인 재산이 가족들에게 상속돼 경영권 방어를 위한 '실탄'이 마련된 만큼 비자금 9000억원은 이미 윤은성·모슬희 측에 넘어갔을 것이라는 글이 눈에 띈다. 그래야 양측의 싸움이 계속되고 드라마 전개가 흥미진진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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