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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발 'CPU' 대량 압류?…세관, '언더밸류' 혐의 조사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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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4-04-19

판매자의 일방적인 언더밸류…소비자 피해 발생 인천공항본부세관 "현재 심사 중인 사안" 구매자 "다른 부품 다 사놓고, 한 달째 기다리고 있다" 대형로펌 변호사 "신고주체는 소비자…관부가세 납부하면 돼"

조세일보
◆…알리익스프레스 중국 판매자가 판매한 위 그림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가 언더밸류를 이유로 인천공항본부세관에서 심사를 받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를 통해 해외직구로 들어온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제품들이, '언더밸류'를 이유로 세관에 대거 압류돼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언더밸류란, 관세를 피하고자 상품을 실제 가격보다 낮게 신고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수입 물품가격 미화 150달러 이하(미국은 200달러 이하)는 면세지만, 이를 초과하면 총과세가격(물품가격+운임+보험료 등)에 대해 관세와 부가세가 매겨진다.
 
최근 유명 커뮤니티의 한 소비자는 자유게시판에 "세관 관계자로부터 해당 물품의 가격이 잘못돼 조사 중이라 (현재) 통관이 불가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세관이 판매자에게 해당 혐의에 대한 소명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소비자가 공개한 통화 녹음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담겼다.

통화 속 세관 관계자는 "판매자가 정상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기표지에 적어 제출한 게 문제"라며 "세관은 판매자가 관세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본부세관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현재 심사 중인 사안"이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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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하드웨어, PC 및 콘솔 게임, 모바일을 주제로 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인 퀘이사존 캡쳐.
 

지난달 18일, 알리가 '14주년 애니버서리 세일'을 진행하자 많은 국내 소비자가 국내가보다 20만원 가량 저렴한 고성능 CPU를 구매했다. 여기에 관부가세를 납부하면 국내가와 차이는 15만원 정도로 줄어든다.

빠르게는 지난달 25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도착한 물품들이 3주 넘게 통관을 거치지 않자, 뭔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보통 알리를 통한 제품들은 1~2주 정도면 소비자에게 도달한다.

이번 사태로 인해 억울한 피해를 볼 소비자가 많이 생길 우려가 커짐에 따라, 알리발 해외직구에 악영향이 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명 커뮤니티의 한 사용자는 "내가 요구하지도 않은 언더밸류를 판매자가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컴퓨터 조립을 위해 다른 부품을 다 사놓고 거의 한 달을 기다렸는데 결과가 이러면, 알리에서 다시는 구매하지 않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사용자는 "판매자가 처음부터 관부세가세 포함이라고 팔고서, 세관에 언더밸류 했으면 판매자에게 이득으로 갈 수도 있다"면서도 "이번 구매 건은 관부가세 포함도 아닌데, 언더밸류로 수입되다가 세관에 걸려 소비자만 피해 본다"고 했다.

조세일보는 알리 한국지사에 피해자 보상과 언더밸류 대응에 관해 질의를 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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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구매정보 화면.
한편, 세금관련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받을 방법이 있으며 발생한 피해에 대해 소송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해당 제품들이 대행방식으로 들어온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되면 신고 주체가 소비자가 된다"며 "세관이 소비자에게 연락할 텐데, 이때 소비자는 쿠폰 등을 적용한 최종 결제한 금액을 구매사이트에서 캡쳐해서 증빙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세관은 소비자에게 최종금액에 따른 관부가세를 청구하면서 언더밸류에 따른 가산세도 청구할 것"이라면서 "납부한 가산세는 소비자 개인 또는 소비자들이 연합해 대행사에 공동소송을 해 배상청구를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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